9년전 한밤중 산속에서 일어난 그 일이,
긴 시간을 뛰어넘어 느닷없이 서로의 목을 옥죄기 시작한다.
아무런 힘도 없이 남학생의 몸이 그대로 뒤집혔다.
동시에 우두둑, 남학생의 머리에서 흘러내린 피가 필진의 얼굴로 쏟아져 내렸다.
필진과 선혁 두 사람은 우뚝 서 있는 원택을 향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죽었어."
여름 밤, 세 소년은 근처로 야영 온 다른 고등학교 학생을 우발적으로 살해한다. 그들은 그날의 일을 비밀로 묻는다. 하지만 9년 후, 갑작스럽게 날아든 원택의 부고 소식. 도착한 장례식장에서 선혁은 원택의 영정사진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생각한다.
고등학교 졸업 후 다른 삶을 살고 싶었다. 필사적으로 대학도 나왔고 취직도 했다. 옆에는 누구보다 예쁜 여자친구도 있다. 그러나…이제 행복하다 생각할 때쯤엔 어김없이 원택에게서 문자가 왔다. "우린 피로 이어진 사이잖아." 마치 그런 선혁을 비웃기라도 하는 것처럼.
들이닥친 불안과 공포에 남은 필진과 선혁은 서로를 의심하게 되고, 필진은 경찰 조사를 대비해 입을 맞춰두자며 선혁을 인적이 드문 모텔로 불러낸다. 하지만 조심스레 도착한 모텔에서 선혁을 마주한 건 목이 메달린 채 죽어있는 필진이었다.
세 소년의 비밀을 알고 있는 자는 누구이고, 왜 시체조차 발견되지 않아 잊혀진 한 소년의 복수를 하기 시작한 것인가?
그 누구도 알 수 없고, 증명할 수도 없는 범죄.
그날 밤 세 소년은 대체 누굴 죽였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