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일란성 쌍둥이로, 자기 스스로가 동생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증명하며 살아온 민형. 의사로서 누구보다 성공한 삶을 살아가지만 어쩐지 누구도 그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객관적으로 한심한 동생에게 진 것 같다는 생각은, 어떤 피해망상으로 그의 마음 한 켠에 남아있었다.
그리고 자신과 똑같이 일란성 쌍둥이인 딸들 중 한명에게서 문자가 온다.
[아빠. 우리 지금 산이야. 빨리 와줘.]
그리고 도착한 산에는, 일란성 딸 중 한 명의 시체가 있었다.
한 명은 5수생, 다른 한 명은 치의대 생이다. 둘 중 누구? 죽은 쪽은 누구지?
민형은 딸에게 의대생의 삶을 선택하리라 믿는다고 말하고, 그렇게 둘의 기묘한 곡예가 시작된다.
"아빠, 삼촌이 알아챈 것 같아."
자신의 일란성 쌍둥이 민호가 쌍둥이를 구분할 수 있을 지도 몰랐다.
내가 항상 내 딸들의 '친부'일지도 모른다고 의심했던 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