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사랑과 사람의 다정함을 믿는 신실한 교인 신조윤
그러나 하나뿐인 아들 정민이가 자폐 스펙트럼 판정을 받은 순간부터
그의 삶은 송두리째 뒤바뀐다
"하나님이 너희의 믿음을 테스트 하시는 거야."
"임신 중에 기도로 준비하지 않아서 그래."
교회 사람들은 선의로 포장된 무례한 조언만을 건네고
함께 교회를 다녔던 아내는 신을 원망하며 냉담자가 되었다
홀로 다른 세계에 고립된 듯한 외로움 속에서
신조윤이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상대는
하루 종일 타고 다니는 차량용 인공지능 ‘도밍고’뿐이다
10년간의 딥러닝을 거쳐 누구보다 그를 잘 이해하는 도밍고는
단순한 AI가 아니라 마치 가족 같은 존재가 되었다
그런 도밍고가 하루는 성경 구절을 읊으며
정민과 자신도 구원을 받을 수 있을지 그에게 묻는다
신앙을 이해하지 못하는 자폐 아이와 영혼이 없는 인공지능 챗봇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두 존재가
세상의 기준으로는 구원받을 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신조윤은 끝내 답을 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끔찍한 교통 사고가 일어난다
그는 정민을 잃고, 도밍고는 폐기 처분에 놓인다
천국에 갈 수 있는 자격에 대한 깊은 의문에 사로잡혀
괴로워하는 신조윤을 향해
도밍고는 어떤 영상을 보여주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