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의 관계와 괴리되어 외로움에 시달리던 소녀, '07'
소년의 손을 잡고 산산히 부서지는 관계의 세상으로 뛰어들기로 한다.
우리가 서로를 전혀 알지 못한다면, 접촉하고 만날 수 없다면 불화는 사라질 수 있을까?
07이 사는 '중앙'은 개인은 '버블'에 둘러싸인 채 눈을 감고만 타인과 교류할 수 있는 세계.
'모두가 문제 없이 살아가고 있는데, 왜 나는 이렇게 힘들고 괴로울까?'
고독과 안전함 사이에서 발걸음을 서성거리며 살던 07의 앞에, '중앙'과 '외곽'을 오가는 '127'이 나타난다. 소통이 자유로운 탓에 불화가 끊이지 않고, 가난하게 살아간다고 들은 그곳, 외곽으로 함께 떠나자는 '127'의 제안에 '07'은 그를 따라 외곽으로 향한다.
그렇게 마주한 외곽에서 07은 어떻게 사람들과 소통해야하는지를 배우기 시작한다.
하지만 상대를 알아간다는 것은 타인에 대한 사랑을 깨닫는 기쁨인 동시에,
겉모습으로는 알 수 없는 타인의 내면을 깨닫는 고통의 과정이기도 했다.
07은 곧 누구에게나 '중앙'과 다른 형식의 '버블'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데... .
"나는 그가 어질러진 책상에서 펜을 쥐고 거침없이 써 본 후에
감정 교본을 들여다보았으면 했다.
감정의 이름을 적어 놓은 종잇조각이 귀퉁이가 닳을 때까지 지니고 다니면서
나를 생각했으면 했다."